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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읽을거리

월가로 떠나는 영웅 (피터린치)

by padak 2018. 8. 19.

한 분야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 것은 당연히 '노력'이겠지만,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특히 경험과 인내심이 필요한 '투자'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좋은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전하고 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옛 조상들이나 전문가들, 그리고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참고하고 그대로 실행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투자 대가들의 책들을 읽어 변화무쌍한 시장환경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터득하고 습득해야 한다.

 

투자 필독서는 많이 있지만, 대부분 미국에서 건너온 것이고 무엇보다 정말 무지막지하게 양이 많고 책이 두껍다. 정말 좋은 책인 것은 알겠으나 적게는 500쪽에서 많게는 1000쪽에 달하는 책을 붙잡고 읽는 건 쉽지 않다. 마냥 독서를 할 수 없는 직장인들이 아무리 짜투리 시간을 낸다고 하더라도 많은 분량의 책 앞에서는 읽기를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올바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확천금만을 쫓거나, 특정 기술만을 통하여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은 결국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도 없고 시장에 크게 한 방 얻어 맞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느리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더라도, 선대의 경험과 지혜를 체화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나도 꽤 많은 투자책을 읽어왔다. 주식투자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올해 20권 정도는 읽은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 부족하다고 느꼈다. 아마도 특정 기술에만 치우쳐져 있고, 빨리 돈을 벌려고 찍어주는 책을 주로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었다. 투자 대가들의 책을 읽어보자고.

첫 번째가 바로 피터린치의 [월가로 떠나는 영웅]이다.

 

이 책 500쪽이 넘는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올때 정말... 읽기가 싫었다. 더군다나 번역본 중에 알아듣기 힘들고 엉망으로 해석된 책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꾸역꾸역 읽다보니 왜 진작 읽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다. 초보자들에게 또는 어느정도 투자를 지속한 사람들에게 투자자로서 가져야 할 기본과 마음가짐을 점검하게 해 주는 책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어렵게 쓰지 않았다. 대가들은 글도 잘 쓰나보다.

 

피터린치는 정말로 월가의 전설이다. 날고 기는 펀드매니저들도 매년 플러스 수익을 만들어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기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경제 위기를 생각하면 20~30년 장기 투자에서 매년 20~30% 수익률을 내는 건 정말 말도 안되는 수치다. 그가 운용한 마젤란펀드는 1977년에서 1990년 까지 연 평균 29.2%의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펀드 투자자중에서 돈을 번 사람은 별로 없다. 저 기간 동안 버티지 못하거나, 너무 자주 환매해 버렸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투자에 대한 기본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피터린치는 주식을 6가지 유형(저성장주, 고성장주, 대형우량주, 회생주, 경기순환주, 자산주)로 나누고 각 특징에 따라 주식을 분류하고 투자하는 방법 소개한다. 또한 좋은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13가지 특성을 나열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최종정리와 주식을 매도하는 시점을 논의한다.

 

책 안에는 주옥같은 말들이 많다. 정리하다보니 A4 14장이나 되었다.

책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투자자로서 한 번 쯤 고민해 볼 문제들을 인용해 본다.

 

 


 

 

 

P.21~22 사실 내가 마젤란 펀드 운용을 맡기 시작했던 1970년대 초의 침체장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러한 강세장의 도래를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이 저점에 이르렀을 때 사기가 꺾인 투자자들이 상기해야 할 것은 영원한 약세장은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시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든 인내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P. 25 이렇게 즉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도(IT, 닷컴) 나는 여전히 낡은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내가 주식을 보유하는 기준은 구식 기본에 따른 실적이다. ,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후 수익 증가를 바탕으로 주가를 올리는 성공적인 기업들이 나의 투자 대상이다. 현재 결함을 안고 있지만 회생 단계에 접어든 기업들 또한 보유한다. 나의 포트폴리오에서 전형적인 대박 종목들만 보더라도 이 기업들이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기까지는 대게 3~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심지어 이중에도 손실을 본 종목들도 있다!

 

P. 36 우리는 투자하는 모든 종목에서 돈을 벌 필요는 없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10개의 종목 중에서 6개만 오르면 만족스러운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왜 그럴가? 주가는 마이너스가 될 수 없으므로 손실액은 처음에 투자한 금액에 한정되지만, 상승하는 주가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박 종목 몇 개만 있으면 평생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P. 103 투자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신문과 잡지를 읽고 같은 경제학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모두 매우 동질적이다. 우리 중에 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 중에 고등학교 중퇴자가 있다면 나는 깜짝 놀랄 것이다. 펀드매니저 중에 전직 파도타기 선수나 트럭 운전사가 과연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P. 121 반대로 당신은 절대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이것만 해도 자세히 논의할 가치가 있는 주제다. 주식시장은 확신을 요구한다. 확신이 없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P. 173 일반투자자가 현장의 사업 활동을 통해 주식투자에서 얻게 되는 강점은 얼마든지 열거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투자자는 특히 소매업 분야에서 고속 성장하는 신생 소기업을 소비자 관점에서 발굴해낼 수 있는 감정도 있다. 어떤 강점을 활용하든지 항상 뒷북을 칠 수밖에 없는 월스트리트의 고리타분한 방식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나만의 주식 감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P. 217 내가 선호하는 회사는 단순한 사업을 하는 곳이다. “이런 회사는 바보라도 경영할 수 있겠다라고 누군자 비웃는 곳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그 회사의 장점이다. 조만간 정말로 어떤 바보가 이 회사를 경영할 것이고, 투자자는 이 회사의 단순한 사업을 훤히 들여다 볼 것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회사는 이해가기 쉽다.

 

P. 257 개인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사업다악화에는 딱 두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인수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사업다악화로 망해가는 회사가 구조 조정을 결정하면 회생주에 투자할 기회가 된다는 점이다.

 

 

p 266. 나는 소문주를 대할 때, 회사 전망이 그토록 대단하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투자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매수 욕구를 억제하려고 노력한다.(물론 항상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실질적인 실적을 보여줄 때까지 주식 매수를 미뤄야 하다. 수익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실적이 입증된 이후에 투자해도 10루타는 만들어낼 수 있다. 의심이 들 때는 기다려라.

 

P.395 내 생각으로는 (1) 투자자가 특정 분야에 감정이 있고, (2) 모든 조사 기준을 충족하는 흥미로운 전망을 발견했다고 판단한다면, 해당되는 종목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찾은 종목이 1개일 수도 있고, 12개 일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전략 종목을 전문화하여 회생주나 자산주를 여러개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러한 종목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된 특별한 정보에 따라 1개 정도만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분산 투자 자체에만 목적을 두고 알지도 못하는 회사를 모아 나누어 투자하는 것은 아무런 소득이없는 일이다. 어리석은 분산 투자는 소액 투자자들을 괴롭힐 뿐이다.

 

P.399 위험과 보상을 손쉽게 계량화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대형우량주를 몇 개 포함시키면 고성장주와 회생주 몇 종목을 안고 있는 동안 엄습하는 오싹함과 긴장감을 한시름 덜 수 있다.

 

P. 400 주식을 현금화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기본적인 상황에 따라 종목을 교체할 뿐, 시장에서 빠져나갈 생각은 없다. 독자도 일정한 투자금액을 주식시장에 계속 묻어둔다면 매매 시기를 놓쳤다며 괴로워하는 일은 많이 덜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주식 시장의 변동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며 주식이 오르면 팔고, 내리는 주식은 계속 보유한다. 이러한 반응은 마치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을 주는 것처럼 분별없는 행동이다. 또 어떠 사람들은 반대로 내리는 주식은 팔고 오르는 주식을 보유하는데, 이러한 대응 역시 크게 나을 것은 없다. 이렇게 기계쩍으로 반응하는 전략은 모두 실패한다. 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바로 주가의 현재 움직임이 회사의 기본 가치를 반영한다는 착각이다..... 기계적인 반응보다 더 나은 전략은 회사의 스토리를 기본으로 주가 움직임에 따라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방법이다.

 

 

* 가장 어리석고 위험한 열두 가지 생각

1) 내릴 만큼 내렸으니, 더는 안 내려

2) 바닥에서 잡을 수 있어

3) 오를 만큼 올랐으나, 더 오르지 못할거야

4) 고작 주당 3달러야. 어차피 헐값인데 얼마나 손해 보겠어?

5) 결국, 회복될거야

6)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지

7) 10달러까지 반등하면 팔아야지

8) 걱정 없어, 공익사업주는 안정적이야

9)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10) 사지 않아서 엄청 손해 봤네

11) 꿩 대신 닭이라도 잡자

12) 주가가 올랐네. 내 말이 맞잖아!(주가가 내려갔어. 내가 틀렸나봐.)